그것이 알고싶다 1377회
그런데 지난 10월, DNA 감식 기술을 통해 변사자의 신원이 35년 만에 밝혀졌다. 1988년 당시 26세로, 조지아주 하인스빌에 거주했던 한국인 여성 ‘김정은' 씨였다. 실종됐던 김정은 씨를 찾던 가족이 2021년 한 비영리단체에 DNA를 등록해놓았는데, 시신과 함께 있던 증거물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1981년 스무 살의 나이에 경기도 평택에서 만난 미군과 결혼한 뒤,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했다는 김정은 씨. 그녀는 어쩌다 자순간 맞다! 정은이다!”- 미국 조지아주 하인스빌 교민# 35년 동안 이름이 없던 여인“기억이 탁 떠오르는 건 덧니. 어머, 소름이 쫙 끼치면서….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던 1988년 2월 14일 일요일 밸런타인데이. 이날 미국 조지아주의 작은 도시 ‘밀렌'에서 미국 전역을 충격에 휩싸이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한적한 마을의 쓰레기 수거함에서 수상한 가방이 발견되었는데, 그 안에 담요와 침구에 싸인 여성의 변사체가 담겨있었다. 이미 부패가 진행된 사망자는 나체 상태로 전깃줄 같은 와이어에 발목이 묶여 있었다. 외상이나 성폭행 흔적은 없었고 약물 반응 결과도 음성이어서, 당시 경찰은 사망의 원인을 질식사로 추정했다.# 35년 만에 극적으로 확인된 이름 ‘김정은'변사자는 누구이며, 누가 그녀를 살해한 걸까? 안타깝게도 당시 경찰은 변사자가 20대로 추정되고 검은색 머리카락에 윗니가 비뚤어졌다는 특징 외에 그녀의 신원을 밝혀내지 못했다. 시신이 부패해 제대로 된 몽타주를 그릴 수 없었고, 시신 발견 장소에 목격자나 CCTV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인근에서 실종신고가 접수된 기록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변사자는 자신의 이름 대신 신원미상의 여성을 뜻하는 ‘제인 도(Jane Doe)'와 지역 이름 ‘밀렌'이 합쳐진 ‘밀렌 제인 도'로 35년 동안 불려 왔다.